9월의 에코팩토리 화장품원료 쇼핑기

출석만 하면 포인트를 준다는 한가위 이벤트 광고 SMS에 허겁지겁 로그인을 했다. 마침 날이 갈수록 환절기 날씨에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는 턱 아래 부스럼과 목덜미 아토피가 떠올랐다. 분명히 이벤트만 응모하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카드를 긁고 있더라? 😵

쇼핑몰 마케터가 바로 이런 걸 노린 거겠지. 일 잘하고 노련한 사람들... 그렇지 않아도 추석으로 탈탈 털려나간 텅장이 순식간에 구멍까지 났다만 원뿔원에, 세일 제품 위주로 골라 담았으니 합리적 소비라고 우겨볼 생각으로 자랑해 본다. 

나이아신마이드 30g(2,800원)

Vitamin B3로 미백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얼굴이 칙칙해지는 데다가 마침 세일하길래 구매했다. 화장품 원료들이 다루기 까다로워서 잘못 쓰면 오히려 쓰지 않느니만 못하는데, 나이아신마이드는 열과 빛에 안정적이라 그나마 다루기 용이하다는 평. 시중에도 나이아신마이드가 함유된 화장품들이 많지만 화장품 원료로 사서 재량껏 넣을 수 있는 것은 만족감이 다르다. 다만 가루이다 보니 얼굴에 스크래치 내지 않으려면 워터류에 잘 녹여 사용해야겠다.

클린 라이프 베이스 70 500ml(6,500원)

70% 농도의 에탄올이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에탄올은 순수 에탄올보다 에탄올 70, 정제수 30의 비율로 혼합되어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여기저기 소독제로도 쓰고 방향제 베이스로도 쓰고, 평소에 사용할 일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보통 1리터짜리를 구매하는데  이 날은 착각하고 500ml 를 주문했더라. 어쩐지 싸다 싶더니만. 🤦‍♂️

쌀겨 분말 100g(1,760원)

세일하길래 나중에 비누 첨가물로 사용할 생각으로 쟁겨뒀다. 지난번에 만들어둔 비누도 한가득인 데다가 비누베이스는 사지도 않았는데, 뭐 쟁길 때만 투머치하게 부지런하다. 쌀뜨물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데 한때 이 분말을 첨가물로 모델링팩을 할 때는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 매일 진피 비누만 만드는 게 좀 지루하다 싶어 사긴 했는데 특유의 향이 있어서 비누로 어떨는지 걱정 반 후회 반. 이런 이성적 사고는 왜 저지르고 난 뒤에야 드는 걸까? 

미백용 베이스 블랜딩 오일 30ml(6,900원)

사람도, 화장품도 오일리한 재질(제형)은 별로다. 하지만 한해, 한해 지날수록 수분을 가두는 데는 오일이 최고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 크림을 대충 바른 뒤 오일 두 방울 정도를 떨어뜨려 마사지를 해주면  F/W 버짐을 적어도  못 본 척하고 지나갈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프리미엄 리페어 영양크림 100g 1+1(14,900원)

비록 염두에 두었던 일정보다 좀 빠르긴 했지만 사실 이번 쇼핑은 크림 때문에 서두른 탓도 있었다. 빠르게 소진되어 가는 크림에 조금씩 초조해지는 중이었거든. 게다가 원뿔원의 기회를 무심하게 지나칠 수 없진 않은가.

이 크림은 다른 앰플류와 블랜딩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단독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만 무향 아닌 무향과 무겁게 느껴지는 제형이 취향이 아니라서 개인적으로는 라이트한 크림베이스를 더 선호하는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자마자 장바구니에 바로 담은 건 역시 불가항력적인 원뿔원의 매력과 날이 갈수록 건조해지는 날씨 때문이었을 것이다.

두피 튼튼 컴플렉스 30ml(5,500원)

아토피가 관리 수준으로 개선되어 갈 즈음, 이번에는 지루성 두피염이 찾아왔다. 열기가 몸속을 돌아다니다가 취약부위를 공격하는 느낌이 곧잘 들곤 하는데 그게 얼굴과 목덜미에는 아토피로, 두피에는 지루성 두피염으로 발현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탈모로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다가 샴푸도 지루성 두피염에 좋다는 제품으로 바꿔주고, 이 컴플렉스와 알로에워터를 블랜딩한 두피 앰플을 만들어 사용했더니 다행히 진정되더라. 지금은 소진될수록 초조해지는 생활필수품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원료 중 하나다.

이데베논-Liposome 1000pm 30ml(15,800원)

시중에도 이데베논 화장품들이 많이 나와있을 만큼  항산화로 유명한 성분이다. 기존에 코엔자임을 주로 사용하다가 이 성분이 코엔자임이나 비타민C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는 광고에 홀딱 넘어가 갈아탔는데 활용하기도 편해서 만족스럽다. 주로 로즈워터에 이데베논 5~6g과 기타 첨가물 등을 블랜딩해서 스킨으로 사용 중이다. 진짜 안티에이징 효과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뭐, 더 나빠지지 않으니까 있는 거려니... 답할 수밖에. 

시중에 파는 화장품들과 비교해서 가격이 만만하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담다 보면 어느새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게 다반사다. 이 날도 배송비를 아낀다는 명목으로 아낌없이 질렀더니 화장품 부자도 아닌 화장품 원료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충분히 쟁겨두었으니 당분간은 에코팩토리에 얼씬도 말자. 후우...